가까운 사람을 잃고 나서 한동안 일상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버티다가 사소한 장면 하나에 무너지는 그 감각. 2026년 6월 개봉 예정인 영화 아웃브레이크를 보다가 그 기억이 갑자기 올라왔습니다. 겉으로는 감염 재난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실이 한 사람을 어떻게 부수는지를 꽤 깊이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상실감이 현실을 어떻게 뒤트는가영화의 주인공 닐 모리스는 평범한 공원 경비원입니다. 하지만 아들 벤을 잃은 이후, 그의 삶은 완전히 다른 궤도로 이탈합니다. 아내 에비는 벤이 돌아올 거라는 희망을 붙잡고 있고, 닐은 그런 에비 곁을 지키며 하루하루를 버텨냅니다. 둘 다 살아 있지만, 둘 다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입니다.제가 가까운 사람과 관계가 멀어졌..
솔직히 저는 이런 류의 한국 스릴러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설정은 그럴싸한데 중반부터 흐지부지되는 작품을 너무 많이 봐온 탓이었죠. 그런데 영화 는 제 경험상 꽤 다른 위치에 있었습니다. 시력을 잃어가는 주인공이 동생의 죽음을 파헤친다는 설정이 단순한 스릴러 문법을 넘어, 자매 사이의 애증과 죄책감까지 건드리는 방식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각 공포(Visual Horror)가 실제로 작동하는가일반적으로 시각을 소재로 한 공포 영화라고 하면, 어둠 속에서 뭔가를 못 보는 상황을 클리셰처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직접 를 보면서 확인해봤더니, 이 작품은 그 방식을 조금 다르게 씁니다.여기서 시각 공포(Visual Horror)란 단순히 캐릭터가 어둠 속에서 헤매는 상황이 아니라..
오랫동안 실종됐던 가족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저라면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2020년 한국 스릴러 영화 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초반 30분은 "저 오빠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집 안 공기가 달라지고, 주변 인물들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제 판단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는지, 보고 나서도 한참 생각하게 된 작품입니다. 가족이라는 설정이 왜 이렇게 무서웠을까영화는 25년 만에 실종됐던 여동생 유진이 오빠 서진 앞에 나타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유전자 검사까지 통과한 여동생, 부모님은 눈물을 흘리며 받아들이고, 가족 모두 순식간에 마음을 열어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