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무서운 공포영화와, 귀신이 슬픈 공포영화는 전혀 다른 감정을 남깁니다. 2007년작 한국 영화 기담은 분명 후자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무서워서 소름이 돋은 게 아니라, 끝나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죽은 사람을 잊지 못하는 마음이 이렇게 아프게 표현될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공포미학 — 무서움이 아니라 아름다움이 먼저였습니다공포영화가 무조건 놀라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기담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 영화는 점프 스케어, 즉 갑작스러운 장면 전환으로 관객을 놀라게 하는 기법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대신 영화 전체에 짙게 깔린 분위기, 다시 말해 1942년 일제강점기 경성의 차갑고 고요한 공기 자체를 공포의 매개체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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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12. 23: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