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한국 영화에서 제대로 된 초능력 소재를 기대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2010년 개봉한 영화 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상대의 의지를 완전히 빼앗아버리는 남자와, 이상하게도 그 능력이 전혀 통하지 않는 평범한 남자의 대결. 설정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당길 수 있다는 걸 직접 확인한 작품이었습니다. 완전히 반대인 두 남자가 만드는 역설구도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생각했던 건 "왜 하필 이 두 사람이 서로의 천적일까"였습니다. 초인은 눈을 마주치는 순간 상대를 자신의 의지대로 조종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정신 지배(Mind Control)'란 피지배자가 스스로 행동하고 있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타인의 명령을 수행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능력..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무대 밖에서 엄마가 세상을 떠납니다. 이 한 장면이 영화 전체의 무게를 결정합니다. 처음 이 장면을 봤을 때 저는 잠깐 화면을 멈췄습니다. 웃으며 춤추는 인영과 홀로 응급실로 실려 가는 엄마가 교차되는 그 장면이 너무 오래 머릿속에 남아서요. 무너지지 않는 방법 — 상실과 회복의 현실일반적으로 상실을 다룬 성장영화라고 하면 주인공이 한동안 무너진 뒤 서서히 회복하는 과정을 길게 보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영화를 직접 보니 조금 달랐습니다. 인영은 무너지는 시간을 거의 갖지 않습니다. 엄마를 잃은 직후에도 식빵 한 조각을 입에 물고 등교하고, 집에서 쫓겨나자 물건을 정리해 생활비를 마련하고, 지낼 곳이 없어지자 예술단 연습실에 짐을 숨기고 몰래 삽니다.저는 살면서 ..
스릴러 영화를 고를 때 저는 보통 "이 사람이 왜 이 지경까지 갔나"를 따라가는 작품에 끌립니다. 영화 은 딱 그런 영화였습니다. 음주 사고로 추락한 배우가 복귀를 앞두고 또 다른 사건에 휘말리면서 점점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는 이야기인데, 직접 보고 나서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음주사고 이후 배우의 복귀,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가영화는 수연이라는 인물을 꽤 현실적으로 그려냅니다. 한때 잘 나가던 배우였지만 음주 사고 한 번으로 긴 자숙기에 들어갔고, 에세이 출간을 발판 삼아 조심스럽게 복귀를 시도하는 상황입니다. 제가 이 설정에서 먼저 고개를 끄덕인 건 사인회 장면이었습니다. 한산한 사인회장, 지나치는 사람들의 냉담한 눈빛, "그래도 있는 게 불쌍하잖아"라는 옆 사람의 말. 저 개인적으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