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단 하루도 꺼진 적 없던 포항제철소의 불이 2022년 9월, 사흘째 꺼져 있었습니다. 뉴스에서 피해 규모를 숫자로만 접했던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그 사흘이 얼마나 처절한 시간이었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고로 휴풍, 누가 먼저 멈출 결심을 했는가태풍 흰남노가 포항에 상륙한 건 2022년 9월이었습니다. 문제는 태풍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태풍이 빠져나간 뒤 냉천 상류의 저수지에서 쏟아진 물이 하류 쪽으로 집중되면서, 제철소 담장을 무너뜨리고 공장 안까지 밀고 들어왔습니다. 영화 은 바로 그 몇 시간의 이야기입니다.영화에서 이재학 대표가 내린 첫 번째 결정은 고로 휴풍이었습니다. 여기서 고로(高爐)란 철광석과 석탄을 고온에서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용광로를 말합니다. 365일 24시간 꺼지지 않는..
솔직히 저는 전작 그린란드를 보면서 벙커에 들어가면 다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린란드 2 마이그레이션을 보고 나서야 그게 얼마나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혜성 충돌 이후의 세계, 그러니까 문명이 완전히 무너지고 75%의 인류가 사라진 그 이후가 오히려 진짜 공포의 시작이었습니다. 벙커에서 나온 이후가 더 무서웠습니다전작에서는 혜성이 지구로 다가오는 동안 선택받은 사람들이 그린란드의 비밀 벙커로 피신하는 과정이 핵심이었습니다. 제가 그 영화를 볼 때 느꼈던 건 "일단 벙커만 들어가면 살 수 있다"는 안도감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그 안도감을 초반부터 산산조각 냅니다.9개월간 얼어붙은 벙커 문이 열리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미 지구 표면의 모든 것이 재편되어 있고, 생존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