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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8)
뉴 노멀 리뷰 (일상 공포, 익명성, 연쇄살인)

늦은 밤 혼자 엘리베이터를 탈 때, 처음 보는 사람이 따라 들어오면 괜히 긴장되는 경험, 저만 그런 건 아닐 겁니다. 그 불안이 영화 한 편으로 완전히 다른 무게를 갖게 됐습니다. 정범식 감독의 신작 〈뉴 노멀〉은 연쇄살인, 스토킹, 익명 커뮤니티, 데이팅 앱이라는 현실 소재를 교차 편집 방식으로 엮어낸 옴니버스 공포 영화입니다. 보고 나서 한동안 편의점 문을 열 때마다 뒤를 돌아봤을 정도였습니다. 일상 공간이 공포가 되는 순간 — 배경과 맥락영화가 설정한 배경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혼자 사는 여성의 원룸, 야간 편의점, 아파트 베란다, 데이팅 앱 화면. 저도 매일 마주치는 공간들입니다. 그런데 〈뉴 노멀〉은 바로 이 익숙함을 무기로 씁니다.영화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가스 검침원을 자처하는 낯선 남성이..

카테고리 없음 2026. 8. 19. 21:04
컴백홈 영화 리뷰 (꿈, 아버지, 무명)

7년 차 무명 개그맨이 드디어 자기 코너를 방송할 기회를 잡은 날, 프로그램이 폐지됩니다. 이 설정 하나로 영화 《컴백홈》은 시작됩니다. 처음엔 그냥 조폭 코미디겠거니 했는데, 제가 직접 보고 나서는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꿈과 생계 사이 — 7년 무명의 현실《컴백홈》의 주인공 이기세는 충청도 아산 출신으로, 개그맨을 꿈꾸며 서울로 상경한 인물입니다. 영화는 그가 무명 생활 7년 만에 겨우 코너 방영 기회를 얻는 장면부터 출발하는데, 하필 그 직전에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모든 게 무너집니다. 집세도 못 내고, 친구 집에도 더 이상 얹혀살 수 없는 상황. 여기에 아버지의 사망 소식까지 겹칩니다.솔직히 이 전개가 예상 밖이었습니다. "코미디 + 조폭"이라는 조합만 보고 가볍게 볼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무명..

카테고리 없음 2026. 8. 18. 20:33
그린란드 2 마이그레이션 (아포칼립스, 방사능, 생존)

솔직히 저는 전작 그린란드를 보면서 벙커에 들어가면 다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린란드 2 마이그레이션을 보고 나서야 그게 얼마나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혜성 충돌 이후의 세계, 그러니까 문명이 완전히 무너지고 75%의 인류가 사라진 그 이후가 오히려 진짜 공포의 시작이었습니다. 벙커에서 나온 이후가 더 무서웠습니다전작에서는 혜성이 지구로 다가오는 동안 선택받은 사람들이 그린란드의 비밀 벙커로 피신하는 과정이 핵심이었습니다. 제가 그 영화를 볼 때 느꼈던 건 "일단 벙커만 들어가면 살 수 있다"는 안도감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그 안도감을 초반부터 산산조각 냅니다.9개월간 얼어붙은 벙커 문이 열리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미 지구 표면의 모든 것이 재편되어 있고, 생존자들..

카테고리 없음 2026. 8. 15. 01:04
눈동자 영화 리뷰 (서스펜스, 신민아, 1인2역)

솔직히 저는 이런 류의 한국 스릴러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설정은 그럴싸한데 중반부터 흐지부지되는 작품을 너무 많이 봐온 탓이었죠. 그런데 영화 는 제 경험상 꽤 다른 위치에 있었습니다. 시력을 잃어가는 주인공이 동생의 죽음을 파헤친다는 설정이 단순한 스릴러 문법을 넘어, 자매 사이의 애증과 죄책감까지 건드리는 방식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각 공포(Visual Horror)가 실제로 작동하는가일반적으로 시각을 소재로 한 공포 영화라고 하면, 어둠 속에서 뭔가를 못 보는 상황을 클리셰처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직접 를 보면서 확인해봤더니, 이 작품은 그 방식을 조금 다르게 씁니다.여기서 시각 공포(Visual Horror)란 단순히 캐릭터가 어둠 속에서 헤매는 상황이 아니라..

카테고리 없음 2026. 8. 12. 23:52
밤쉘 (조직문화, 직장내성희롱, 미투운동) 영화 리뷰

직장에서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내가 뭔가 잘못 이해한 건 아닐까?"라는 자기 의심이라면 어떨까요. 영화 을 보면서 저는 그 질문이 얼마나 오랫동안 피해자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는지를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2018년 실제 폭스뉴스 스캔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단순한 고발 영화가 아니라 잘못된 권력이 어떻게 조직 안에서 오랫동안 버텨왔는지를 해부하는 영화입니다. 조직문화가 직장내성희롱을 어떻게 유지시키는가영화 속 로저 에일스는 폭스뉴스의 설립자이자 공화당의 킹메이커로 불린 인물입니다. 그는 단순히 나쁜 개인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을 조직 구조 안에 깊숙이 심어놓은 사람이었습니다. 신입 아나운서 케일라가 회장실에 불려가 점점 노골적인 요구를 받는 장면을 보면서, 저는..

카테고리 없음 2026. 8. 12. 23:34
강릉 영화 리뷰 (욕망, 배신, 신뢰)

승자가 모든 걸 가져간다는 말, 정말 맞을까요? 2021년 개봉한 범죄 누아르 「강릉」을 다 보고 나서 저는 이 질문을 오래 붙들고 있었습니다. 리조트 지분을 둘러싸고 배신과 살인이 반복되는 이 영화는, 결국 모든 걸 차지한 사람도 텅 빈 얼굴로 끝을 맞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해관계가 얽힌 순간 사람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저도 직접 경험해본 적이 있기에, 이 영화의 묵직한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욕망이 관계를 어떻게 무너뜨리는가「강릉」의 핵심 갈등 구조는 단순합니다. 강릉 최대 조직의 일원 김길석은 평화로운 삶을 원하고, 채권 추심업자 출신의 이민석은 리조트 지분을 빼앗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정작 무서운 건 이민석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길..

카테고리 없음 2026. 8. 11. 22:53
서바이브 더 나잇 (홈인베이전, 생존본능, 심리스릴러)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단순한 총격전 영화겠지 싶어서 별 기대 없이 틀었는데,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서바이브 더 나이트(Survive the Night, 2020)」는 홈인베이전 장르 특유의 폐쇄 공포와 심리적 압박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영화입니다. 총알 한 발이 부른 연쇄 비극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끝까지 눈을 떼기가 어려웠습니다. 홈인베이전 장르, 어디까지 알고 계셨습니까?제가 처음 이 영화를 접한 건 브루스 윌리스 이름 때문이었습니다. 「다이하드」 시절의 그 묵직한 존재감을 기대했는데, 이 작품 속 그는 전직 보안관 프랭크로 나옵니다. 화려하게 날아다니는 역할이 아니라 몸이 따라주지 않는 나이 든 남자로 등장하는데, 오히려 그 점이 더 현실감 있게 느껴졌습니다.영..

카테고리 없음 2026. 8. 11. 20:40
모든 비밀스러운 것들 (심리 미스터리, 죄책감, 합리화)

영화를 보다가 멈칫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단순한 아동 실종 범죄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중반을 넘기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모든 비밀스러운 것들》은 누가 범인이냐보다 사람이 자신의 죄를 어떻게 기억하고 포장하는지를 파고드는 영화입니다. 보고 나서 꽤 오래 찜찜함이 남았습니다. 심리 미스터리 — 두 소녀, 하나의 사건, 전혀 다른 기억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같은 사건을 경험한 두 사람이 7년 후 완전히 다른 진술을 내놓는 장면에서, 저는 잠깐 영화를 멈추고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어느 쪽이 진실인가. 아니, 애초에 둘 중 한 쪽이 완전한 진실을 말하고 있기는 한 건가.영화의 핵심 구조는 두 인물의 대비입니다. 로니는 과거의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출소 후 도넛 가게에서 ..

카테고리 없음 2026. 8. 1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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